현대 우주론의 태동(허블의 법칙, 상대 우주 팽창론)
1920년대, 지금으로부터 꼭 100여 년 전, 천문학자들 사이에는 나선의 형태로 관측되는 이 이상한 성운들이 과연 우리가 있는 우리 은하 안에 들어있는 가까이 있는 작은 천체인가? 아니면 은하 밖의 또 다른 거대한 크기의 은하로서, 너무 멀리 있기 때문에 단지 우리에게 작은 천체로 관측되는 것인가? 에 대한 학문적 대 논쟁이 전개되었습니다. 이 논쟁의 중심에는 샤플리와 커티스라는 당대 최고의 두 천문학자가 있었습니다. 샤플리는, 태양이 은하의 중심으로부터 약 5만 광년 정도 떨어져 있는 것이라는 것을 확인해서 태양이 우주의 중심이 아닌 변방에 위치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한 것으로 유명한 천문학자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매우 중요한 사실을 발견했던 샤플리는, 나선의 형태를 보이는 성운들이, 단지 우리 은하 안에 들어있는 작은 크기의 실제 성운에 불과하다 그리고 우주는 수많은 별들로 이루어진 우리 은하가 전부이고, 유일하다는 주장을 견지하였습니다. 그런데, 또 다른 천문학자는 커티스는 나선 성운들이 우리 은하 밖의 거대한 독립 은하일 것이다라는 주장을 했습니다. 단지 멀기 있기 때문에 작게 보일 뿐이다 라는 논리였습니다. 커티스의 이러한 주장은, 당시의 철학적 섬 우주설과 그 맥락을 같이한 것이었습니다. 1755년 독일의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는 은하수, 즉 우리 은하와 같은 수많은 별들이 모여있는 거대한 항성계 이런 거대한 항성계들이 광활한 우주 공간 저 멀리에 여러 개 존재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섬 우주설이라는 것을 주장한 바 있습니다. 어쨌든 나선 성운의 정체에 대한 이러한 논쟁은 우리 은하와 같은 또 다른 외부 은하들이 존재하느냐 아니냐 라는 그 주제뿐만 아니라 우주 전체의 구조와 크기에 대한 학문적 이해와도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논쟁이 된 것입니다.
허블의 법칙
나선 은하에 대한 이러한 대 논쟁은 드디어 1920년 대, 위대한 천문학자 허블의 연구에 의해서 획기적인 전환점을 맞게 됩니다. 허블은 당시 세계 최대의 광학 망원경이었던 윌슨 산 천문대의 100인치 망원경을 가지고 안드로메다 성운을 비롯해서 나선 성운들에 대해서 정밀한 관측을 시도하였습니다. 먼저, 안드로메다 성운에 대한 정밀 사진자료를 얻었습니다. 그 사진을 분석해 봤더니, 희미해 보이던 이 성운은 가스나 먼지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아주 어두운 수많은 별들의 집합체다 라는 사실을 확인한 것입니다. 이어서 허블은, 안드로메다 성운에 대한 여러 개의 사진을 계속 얻었습니다. 그 결과 이 성운 내에 있는 매우 희미한 별들 중에 유독 하나의 별이 밝기가 깜빡깜빡 변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일정한 주기로 밝아졌다가 어두워졌다, 또 밝아졌다 어두워졌다 이런 밝기가 변화하는 변광성을 발견한 것입니다. 당시 천문학자들은 우리 근처에 있는 가까운 별들 중에서, 이와 같이 밝기가 주기적으로 변하는 변광성들이 있다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특별히, 별의 크기가 커졌다 작아졌다 하면서 밝기가 주기적으로 변하는 변광성, 즉, 맥동 변광성의 특성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이 맥동 변광성들은 밝기가 변화하는 주기가 길면, 평균 밝기가 밝은 그러한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허블은, 안드로메다 성운에서 찾아낸 이 희미한 변광성 이 희미한 변광성 역시 맥동 변광성이라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그 변광성의 밝기가 변화하는 시간 즉, 변광 주기를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이미 알려져 있던 맥동 변광성의 주기와 밝기 관계, 이 관계를 이용해서 이 별의 진짜 실제 평균 밝기를 계산했습니다. 그리고, 관측적으로 보이는 이 별의 밝기와 실제 밝기를 비교해서, 이 별의 거리를 결정한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안드로메다 성운의 거리를 결정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결정된 안드로메다 성운의 거리는 무려 300만 광년, 빛의 속력으로 300만 년을 가야 도달할 수 있는 거리에 안드로메다 성운이 있다 라는 사실을 확인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결정된 거리를 적용해서 안드로메다 성운의 실제 크기를 계산해 보았습니다. 그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안드로메다 성운의 크기가, 당시까지 알려져 있던 우리 은하의 크기와 맞먹는 거대한 천체로 밝혀진 것입니다. 그리고 안드로메다 성운은 우리 은하만큼이나 수천억 개의 별들로 이루어진, 또 우리 은하 밖의 외부 은하라는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된 것입니다. 허블은 여기에서 더 나아가서 당시에 알려져 있던 약 서른 개의 나선성운들에 대해서도, 각 성운 내에서 맥동 변광성들을 찾아내고 변광 주기를 결정하고 실제 밝기를 유추해서 거리를 결정해보았습니다. 그 결과, 이 성운들은 모두 안드로메다 은하와 유사하게 멀리 있는 독립된 외부 은하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 우주 공간이 거대한 은하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 이러한 사실을 처음으로 알게 된 이 결과를 통해서, 인류는 다시 한번 혁명적인 우주관의 변화에 직면하게 된 것입니다. 허블은, 나선 은하들의 거리를 측정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들이 운동하는 운동 속력을 측정하려고 계속 노력했습니다. 나선 은하들의 운동 속력을 측정하는 데는, 도플러 효과라는 빛의 특성을 이용하였습니다.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경험할 수 있는 도플러 효과는 달리고 있는 자동차의 경적 소리의 차이에서 우리가 알 수 있는데요. 우리를 향해 달려오는 자동차의 경적 소리는 점점 높은음으로 들립니다. 반면 우리로부터 자동차가 멀어지면 점점 더 낮은음으로 들립니다. 이것은 경적 소리가 우리를 향해서 다가올 때는 소리의 파장이 짧아지면서 진동수가 많아지고, 멀어질 때는 파장이 길어지고 진동수가 작아지는 현상입니다. 이러한 도플러 효과는 빛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현상인데요. 빛을 내는 광원이 우리를 향해 다가오면, 빛은 원래 자신의 색 보다 더 푸른색으로 치우칩니다. 반대로, 우리로부터 멀어지면 원래 자신의 색보다 더 붉은색으로 치우칩니다. 그리고, 빛을 내는 광원의 운동 속력이 커지면 커질수록, 빛의 색깔이 변화하는 이런 이동량의 정도가 더욱 커지게 됩니다. 허블은 이러한 빛의 특성을 이용해서, 거리가 이미 결정되어 있는 30여 개의 나선 은하들의 빛 스펙트럼을 분석해서, 빛의 파장이 얼마나 이동되는가를 결정해보았습니다. 이로부터 얻은 관측적 결과는 또한 놀라운 과학적 사실을 보여주었는데요 모든 은하들이 빛 스펙트럼이 파장이 긴 쪽으로 이동하는 현상, 즉 원래의 색보다 붉은색 쪽으로 치우쳐 관측되는 현상을 발견한 것입니다. 이러한 빛의 적색 이동 현상, 이 사실은 이 은하들이 모두 우리로부터 멀어진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로부터 멀리 있는 은하일수록 더욱 큰 적색 이동을 나타내는 것을 확인해서, 우리로부터 멀리 있는 은하일수록 더 빠른 속력으로 우리로부터 멀어진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모든 은하들은 우리로부터 멀어진다. 또한, 우리로부터 더 멀리 있는 은하일수록 더 빠른 속력으로 우리로부터 멀어진다 라는 사실은 이후 허블의 법칙이라고 부르게 됩니다. 이러한 허블의 관측은, 인간의 우주 기원에 관한 생각을 본질적으로 바꾸어 놓게 됩니다. 당시까지는, 우주는 정적이고 변화가 없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허블의 관측 이후 우주는 역동적으로 팽창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 그 처음입니다. 팽창하는 풍선 위의 임의의 지점에 있는 개미는 자신을 중심으로 해서 주변의 모든 개미들이 멀어져 간다고 느낍니다. 그리고, 자신으로부터 더 멀리 있는 개미일수록 더 빠른 속력으로 자신으로부터 멀어져 간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우주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주변의 모든 은하들은 팽창하는 우주공간 속에서 모두 우리로부터 멀어집니다. 그리고 더 멀리 있는 은하일수록 더 빠른 속력으로 멀어져 가는 것이 관측되는 것입니다.
상대론적인 팽창 우주론
두 번째는 우주가 팽창한다면 팽창의 시작점이 있었을 것이고, 또한 우주가 팽창한다면, 현재까지 팽창하고 있는 우주의 시공간은 유한하다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관측 가능한 우주의 시공간은 한계가 있고, 그러한 우주는 유한한 시공간 속에, 유한한 개수의 천체들을 구성하고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이와 같이 역동적으로 팽창하는 우주, 유한한 시공간, 이런 새로운 개념은 당시의 우주관. 즉 우주는 정적이고 무한하고 무한한 개수의 별들을 포함한다라는 것과 완전히 배치되는 전혀 다른 개념이 되는 것입니다. 1929년, 허블에 의해서 관측적으로 알려지게 된, 팽창하고 있는 이러한 우주의 개념, 이 개념은 사실 이미 그보다 10년 전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에 의해 예측되었었습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론은 우주를 구성하는 물질이 만드는 중력장에 의해서 우주의 곡률 구조가 다르게 나타나면서, 우주는 팽창 또는 수축을 할 수 있다는 과학적 결론을 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당시의 과학자들은 역동적인 움직임을 하고 있는 우주를 알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아인슈타인은 정적인 우주를 기술하기 위해서, 자신의 이론적 결과를 수정하는 우주 상수를 임의로 추가하여 정적인 우주를 기술하는 상대론을 발표한 것입니다. 그런데, 10년 후 허블의 관측 결과, 즉 우주가 팽창한다 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면서 아인슈타인 자신의 상대성 이론을 다시 수정하면서 우주 상수를 지웠습니다. 아인슈타인은 1931년 윌슨 산 천문대를 찾아가서 허블을 만나고, 자신의 상대성 이론에 우주 상수를 추가한 것은 정말 일생일대의 실수였다라고 인정한 유명한 일화가 전해집니다. 과학은 관측 또는 실험적 사실과 더불어서, 이론을 통한 원리적 이해로 구성됩니다. 자연과학에서 자연 현상에 대한 이론적 원리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관측 또는 실험의 결과를 정확하게 반영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보여주는 매우 특별한 사례입니다 드디어, 허블의 우주 팽창에 대한 관측적 확인, 그리고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 결합되어서 상대론적인 팽창 우주론은 현대 우주론의 근간으로 자리 잡게 되는 것입니다.
우주의 기원 - 폭발 빅뱅이론
한편, 1948년, 천체물리학자 가모브는 이러한 팽창하는 우주에 근거해서 우주의 기원에 대한 대 폭발 빅뱅이론을 발표하였습니다. 즉, 우주의 시작점에서 대 폭발 현상이 일어나면서 이때 생긴 에너지가 우주를 팽창하게 하면서, 우주는 이와 같은 팽창 에너지로써 현재까지 팽창을 지속해 왔다, 지속해오고 있다 라는 것이 빅뱅 우주론입니다. 빅뱅 우주론은 시공간 탄생 시점, 즉 우리 우주의 탄생 시점이 있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이후 시간의 흐름에 따라 공간은 팽창하고, 따라서 우주의 모습은 팽창하는 우주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해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자 그리고 우주의 팽창을 거꾸로 생각하면 우리가 우주의 나이를 계산할 수 도 있습니다. 현재까지의 수많은 천문 관측 사실을 종합해서, 국제 천문 연맹은 우주의 나이를 137억 년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빅뱅 우주론에 근거해서 우주는 현재도 팽창을 계속하고 있고, 이러한 사실은 다양한 천문학적 관측 그리고 이론으로 명확히 확인되고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우주의 기원에 대해서 빅뱅 우주론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빅뱅 우주론이 주장하고 있는 우주의 과거, 시간의 역사는, 천문학적으로 관측과 검증이 가능합니다. 우리로부터 멀리 있는 천체는, 과거의 우주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원리를 적용하면 됩니다.
우주의 미래
우주의 나이 137억 년 동안, 시간의 흐름에 따라, 빅뱅 초기 고온 고압의 시공간에서 기본 물질들이 형성된 이후, 별들과 은하가 생성되고, 별들이 생성과 소멸을 거듭하면서, 우주 공간에 새로운 원소들을 증가되어가는 과정이 반복됩니다. 빅뱅 이후 약 90억 년이 지난 시점에서, 즉 지금으로부터 약 50억 년 전, 수많은 별들에 의해 만들어진 새로운 원소들을 포함한 당시의 우주 환경에서 태양이 형성되고, 지구가 형성되고, 그리고 현재까지 약 50억 년의 시간의 역사가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이곳에 있습니다. 우주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우주의 미래에 대해서는 관측적 확인이 가능하지 않습니다. 다만 상대론적 빅뱅 우주론을 적용해서 우주의 미래를 예측해 볼 수는 있습니다. 현재 우주를 구성하는 물질의 밀도에 따라서 현재 팽창하고 있는 우주가 계속적인 팽창을 할 것인지 또는 언젠가 재수 축 할 것인지 이러한 판단을 우리가 할 수 있습니다. 이 판단은 우주 팽창 에너지에 대해서 우주 내 물질량에 의해서 생기는 중력의 크기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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