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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별, 천문, 빛 이론

우주 배경 복사의 관측과 지속된 연구 과정

우주 배경 복사의 관측과 지속된 연구 과정

우주 배경 복사의 관측과 지속된 연구 과정
우주 배경 복사의 관측과 지속된 연구 과정

1948년 처음으로 예측이 된 이후, 약 십여 년이 지나도 우주 배경 복사를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1960년대에 들어 미국 프린스턴 대학교의 천체 물리학자들은 마이크로 전파를 검출할 수 있는 전파 망원경을 개발하면서, 우주 배경 복사를 찾아내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뜻밖에, 우주 배경 복사의 첫 관측은 전혀 다른 곳에서 두 사람의 과학자 팬지 아스와 윌슨에 의해서 처음 이루어졌습니다.

우주 배경 복사의 첫 관측

이들 두 사람은 1960년대 초반 미국 뉴저지주 벨 연구소에서 인공위성 통신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 마이크로 전파 안테나를 설치하고, 신호와 잡음을 연구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통신을 방해하는 원인 불명의 잡음이 끊임없이 생긴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전자 회로도 확인해보고, 불량 전기선도 교체해보고, 관측 장비들을 분해-조립을 다시 해보기도 하고 심지어는 안테나에 쌓여 있는 새들의 분비물을 제거하기까지 했는데, 노력을 아무리 해도 이상한 잡음들이 계속 생겨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잡음들을 살펴보니까 이 잡음이 어떤 특정한 방향에서 오는 것이 아니고, 하늘 전체의 모든 방향에서 균일하게 잡음이 들어온다는 아주 이상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펜지아스와 윌슨은 바로 옆에 있는 프린스턴 대학교 천체 물리학자들이 우주 전체에서 오는 마이크로 전파를 찾기 위해서 안테나를 세운다는 소식을 듣고, 그 프린스턴 대학교의 천체 물리학자들과 이 잡음 현상에 대해서 논의했는데, 놀랍게도, 이 골치 아픈 마이크로 전파 잡음이 빅뱅 우주론이 예측하는 우주 배경 복사 현상에 의해서 일어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이 두 사람은 이러한 내용을 설명한 세 쪽짜리 연구 논문을 천체 물리학 저널에 발표하였습니다. 이때가 1965년이었는데, 13년이 지난 1978년, 팬지 아스와 윌슨은 '태초의 빛을 관측한 공로'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우주 배경 복사를 이론적으로 예측한 가모브는 1968년 세상을 떠나 노벨상을 수상하지 못했습니다. 1989년, 미국 나사는 코비라고 부르는 마이크로 전파 관측용 인공위성을 우주 궤도에 올려서, 우주 배경 복사를 정밀 관측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러한 우주 배경 복사의 빛 스펙트럼은 빅뱅 우주론이 예측하는 것과 완벽하게 일치하였습니다. 이 계획에 참여하였던 한 천문학자는 "신의 손가락이 보인다. "라고 말했을 정도로 완벽하게 일치하는 결과였던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코비 위성의 우주 배경 복사 관측 결과를 정밀 분석한 결과 또 다른 정보를 하나 더 알게 되었습니다. 즉, 우주 배경 복사의 온도가 전 하늘에 걸쳐 10만 분의 1 정도로 매우 작은 요동, 즉 매우 미세한 비 균질성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추후 천문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에 대한 천체 물리학적 연구를 통해서 이러한 미세한 비 균질성이 우주 물질의 씨앗으로 작용해서, 현재 우주 전 영역에서 보이는 거대한 그물 형태의 우주 거대 구조를 만들었고, 은하와 별들이 이러한 거대 구조의 틀 안에서 태어났다는 사실을 규명하였습니다.

우주 배경 복사에 관한 지속된 연구

코비 위성을 이용한 우주 배경 복사에 대한 연구는 매더와 스무트라는 과학자를 중심으로 진행되었었는데, 이 두 사람은 정밀한 우주 배경 복사를 관측하고 미세한 비균질성을 발견한 공로로 2006년에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습니다. 스무트 박사는 지난 2009년부터 수년간 우리나라 이화여자대학교에 석학교수로 초빙되어서, 한국의 연구자들과 함께 우주의 기원에 대한 연구와 강의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우주의 기원을 더욱 정확하게 이해하고자 하는 천문학자들의 도전은 끝이 없습니다. 코비 위성을 띄운 10여 년 후, 미국 나사는 WMAP이라고 부르는 우주 배경 복사 탐사를 위한 또 다른 마이크로 전파 관측 우주 망원경을 지구로부터 150만 킬로미터나 떨어진 먼 우주 궤도에 올렸습니다. WMAP 위성은 고해상도 관측기기를 탑재해서 코비 위성이 발견한 우주 배경 복사의 분포와 비 균질적인 특성을 더욱 정밀하게 관측하고 확인하였습니다. 1948년에 예측된 우주 태초의 빛, 우주 배경 복사, 그 태초의 빛을 최초로 관측한 펜지아스와 윌슨은 1978년에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우주 망원경을 활용한 관측을 통해 우주 배경 복사와 미세한 요동을 처음으로 확인한 매더와 스무트는 2006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습니다. 빅뱅이 우리에게 준 태초의 빛, 그 빛의 연구를 통해 두 개의 노벨상이 수상된 것입니다. 정말로, 우주의 태초의 빛을 보여주는 우주 배경 복사에 대한 연구는 노벨상의 산실인 것처럼 보입니다. 빅뱅에 의한 우주의 형성, 우주의 팽창. 우주가 형성된 직후 38만 년 시점에 물질과 분리되어서 우주 공간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된 빛, 그 빛이 137억 년의 우주의 역사 속에서 우주의 팽창을 온몸으로 경험을 하고, 현재 이 순간, 절대 온도 약 3도에 해당하는 마이크로 전파 형태의 빛으로 바로 우리 곁 현재의 우주 공간을 꽉 채우고 있다. 바로 이러한 사실이 현대 천문학의 관측으로 명확하게 확인이 되었고, 바로 이러한 사실이 우주가 빅뱅에 의해서 형성되고 팽창해 왔다는 것을 증명해 주는 가장 직접적인 증거가 되는 것입니다. 우주 배경 복사에 대해서 한 가지 매우 흥미로운 사실을 확인해보겠습니다. 우주 형성 초기에 처음으로 우주 공간을 떠 돌아다니게 된 빛이 지금 현재 우주 전 공간에 균질하게 분포하고 있다고 한다면, 우주 공간의 한 부분인 우리 지구, 그리고 현재 내가 있는 바로 이 자리, 이 자리에도 그 빛은 와 있을 것입니다. 과연 그럴까? 지금은 대부분 디지털 유선 방송으로 텔레비전을 시청하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각자의 모든 집에 있던 지상파 아날로그 텔레비전을 생각해 봅시다. 밤늦게 지상파 정규 방송이 끝나고, 애국가도 끝나고, 그리고 방송국의 화면 송출이 끝나면, 지지 지직 하는 소리와 함께 잡음으로 가득 찬 화면이 나타납니다. 여러분들 중에는 이러한 지지 지직 번쩍번쩍하는 잡음 화면을 본 적이 있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사실은 그 잡음들 중에서 1 퍼센트, 다시 말해서 지지지 직하는 잡음 백개 중에서 하나는 우주 배경 복사의 마이크로 전파에 의한 잡음입니다. 지금 이 순간 바로 내 곁에, 그 우주 태초의 그 빛이 와닿아 있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137억 년 전의 우주 태초의 빛과 함께 이 공간에 있습니다. 우주의 역사는 멀리 있지 않습니다. 바로 내 곁에 있습니다. 나 자신도 또한 우주의 역사입니다. 태초의 빛, 우주 배경 복사와 더불어 또 다른 빅뱅 우주의 관측적 증거는 무엇인가? 먼저, 그동안 강의를 통해 많이 들어왔던 우주의 팽창 현상 그 자체가 우선 빅뱅 우주의 관측 증거입니다. 그리고 조금 어려운 내용이지만, 우주에서의 헬륨량 그리고 우주에 존재하는 퀘이사라는 천체의 특성이 빅뱅 우주의 중요한 관측 증거로 알려져 있습니다. 어려운 내용인데요, 간단하게 설명해보겠습니다.

빅뱅 우주의 관측 증거 - 퀘이사

빅뱅 우주론에 의하면, 우주 시간의 역사속에서 우주 공간을 채우는 물질들 중에서 헬륨이라는 물질이 약 25% 정도 질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예측은 별들과 다른 천체들의 헬륨 함량을 천문 관측을 통해 측정해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 결과, 우주의 헬륨 양이 22-25%에 해당한다는 것이 관측적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러한 사실이 빅뱅 우주론이 옳다는 관측적 증거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퀘이사는 지구에서 관측이 가능한 가장 먼 거리, 즉 우주의 초기 시점에 분포하는 천체로서, 은하의 형성 초기의 모습이며 매우 강력한 에너지를 발산하는 천체입니다. 퀘이사들은 우주가 형성된 후 약 10억 년 내지 20억 광년 지역의 과거의 우주 지역에 집중적으로 존재하고 우리로부터 거리가 멀수록 더 많이 분포하는 특성을 나타냅니다. 이와 같은 퀘이사의 기본적인 특성은 과거의 우주가 현재의 우주와 달랐고, 우주의 모습은 시간에 따라 변화한다는 빅뱅 우주론에 의한 우주의 팽창 현상을 잘 뒷받침하는 하나의 결과인 것입니다.